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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본문 시작인제소방서 서장 김 재 운
음력 1월 1일, 한 해의 최초 명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날을 지칭하는 말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정’(오래되고 폐지돼야 한다는 의미로 일제강점기 도입) 외에도 ‘세수(歲首)’, ‘원일(元日)’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올해와 특히 잘 어울리는 단어는 ‘신일(愼日)’이다. ‘신일’은 신성한 새해의 첫날을 근신하고 조심히 보내야 한다는 의미로 코로나19가 만연해 있는 올해 가장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화재도 조심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최근 5년간 설 연휴 기간 화재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연평균 547건(일평균 143.5)의 화재가 발생해 29.6명의 인명피해가 나왔다.
화재 건수는 평소보다 5.5%나 증가한 수치고 29.9%가 주거지역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 명절 가장 안전하고 안락해야 하는 우리의 가정이 화재에 취약하고 위험하다는 말이다.
2019년 국립소방연구원에서는 식용유 화재를 재현하고 소화하는 실험을 했다. 식용유를 12~14분 정도 가열하자 380℃ 전ㆍ후에 이르면서 불이 붙었다. 물을 뿌리자 수증기화되면서 기름과 함께 튀어 순식간에 약 2m 이상의 상부로 불꽃이 확산됐다. 주방에서 흔히 사용하는 주방 세제나 케첩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배추나 상추 등 잎이 큰 채소류를 다량으로 넣거나 젖은 수건을 펴서 전체적으로 덮자 냉각ㆍ질식 효과로 불길이 줄어들었다. 분말소화기나 간이소화용구는 일시적인 소화 효과만 볼 수 있었고 고온의 식용유가 냉각되지 않아 재발화되면서 완전히 소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K급 소화기’를 사용하자 화재를 금방 진화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화기’라는 단어만 쓰여있어도 모든 불을 끌 수 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화재 물질에 따라 필요한 소화 방법도, 소화약제에 따라 나타나는 소화 효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소화기가 적용되는 화재와 효과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그중 ‘K급 소화기’는 식용유 등 기름 화재를 금방 끌 수 있는 소화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을 꺼리고 집에서 요리하는 ‘홈밥족’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고향 방문까지 어려워진 이번 설에는 ‘K급 소화기’와 함께 보다 더 각별히 주의해 화재 없는 연휴가 됐으면 좋겠다.
만나지 못해 영상통화 등 비대면 생존신고가 늘어가는 위드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안전하게 잘 있습니다”라는 소식만 가득 듣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