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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삼가 엎드려 사죄드립니다.
작성자
박명식
등록일
2007-05-21
조회수
3572
내용
삼가 엎드려 사죄드립니다.
저는 소방직에 30여년 근무해온 보잘 것 없는
소방령(속초소방서 과장) 박명식 입니다.
너무나 크나큰 충격에 놀라 말문이 막힙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당하신 분의 빠르신 회복을 하나님께 기원드리며,
지금처럼 소방에 몸 담은 것이 이렇게 죄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국민들께서 우리 소방인들에게
보내주신 애정과 피비린내나는 현장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천직을 수행해온
우리 구조대원등 하위직원들의 쌓아온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버린
이번 사건에 실로 자폭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국민여러분! 단 몇%에 지나지 않는
고위직들의 보여주기식, 탁상공론식 행정이 (현장의 처절함도 맛보지 못한
철없는 자들이 만들어낸) 전체 고생해온 불쌍한 우리 후배 소방관들을 짓밟아
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알고계시는 소방방재청은 국가로부터 각종 재난 발생시,
보호받을수 있는 권리를 갖고계신 국민여러분들이 믿을수 있는 기관이 아닙니다.
일반직들(민방위,재난,방재 등)이 주를 이루고 그들의 눈치를 살피며
살수밖에 없는 소방고위직들 뿐이고, 현장에서 인적,물적 부족등을 감수하며
국민들과 직접 뛰고 있는 우리 후배 하위직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국회에서 그리고 일부 교수님등이 소방의 현실을 알고 소방청을
분리독립시켜 재난발생시 가장 중요한 현장대응위주의 실질적인
재난구조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고 있는 중에 이렇게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사다리차에 소방관이 동승하여야 했고, 유사시에 대비, 안전장치를 해놓았어야 합니다(근본적으로 그런 훈련을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한 것인지.........
실로 국민들께 열번, 백번 사죄한들 돌아가신분과 그 어린 새싹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드리겠습니까? 죄송합니다, 또 죄송합니다.
다시 이러한 사례가 발생한다면 국민여러분들이 우리 모두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려주십시요! 우리 현장의 모든 소방관들은 약속드립니다. 더욱더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기원드리며, 어린양들의 가슴에
맺힌 상처가 빨리 아물어(물론 영원히 씻지 못할 죄이오나)질수 있게 하나님의
은혜가 있으시기를 엎드려 기원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소생 박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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