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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존경하는 선배소방관 차주문 부소장님을 떠나보내며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9-06-30
조회수
1034
내용

존경하는 선배소방관 차주문 부소장님을 떠나보내며

참 유능하신분을 떠나보냈습니다.
참 따뜻한분을 떠나보냈습니다.
참 용감한분을 떠나보냈습니다.
참 아름다운 분을 떠나보냈습니다.
2008년 11월 14(금) 20시09분경 인제군 읍 고사리 산29-6번지 한석산전적비 인근도로상에서 화재진압후 귀소중 급커브길에서 야생동물 출현으로 펌프차 바퀴가 빠지며 옹벽을 들이받아 조수석에 타고 계셨던 부소장님이 먼길을 떠나셨습니다.
재주많고 마음에 사랑이 가득하신분은 하늘이 알고 먼저 데려가시는걸까?
본인의 고향 고성군을 남달리 사랑하시어 향토사학자에 가까운 발굴과 글을 남기신분.
첫대면은 다가가기 어려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보면 정말 진국이고 정말 사람다운 사람이라고 느껴지게 하는사람.
직원들의 우애를 무엇보다 중시하여 동료간 상하간 불협화음을 자기탓인양 껴안으신분.
때론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때론 싱그러운 딸기를 사주시면서 화합을 다지신분.
그 마음씀에 10분에 1밖에 보답못한거 같아 죄스러움이 앞섭니다.
같이 근무하는 직원에게 꿀을 넣어 담근 술을 건네며 집사람하고 밤에 한잔씩하라며 건네주신분.그 따뜻함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평소취미로 깍은 솟대나 나무조각을 건네주시면서 집에 두면 재앙을 막아주신다고 하셨던분.그 사랑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격일근무로 바쁜시간에도 100페이지가 넘는 산악구조책에 많은그림을 그리신분.
젊은날 가정형편으로 좋아하는 그림을 접어야했던 한을 풀기위해서 그렇게 그림을 그리셨나요?
상사분들에게도 잘하시고 할말도 서슴없이 하셨고 직원들에게도 감싸안을 부분은 감싸안으시고 잘못하면 싫은소리도 서슴없이 하셨던분.
그리고 술한잔 기울이면서 싫은 소리 한 것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하신 몇안되는 대단한분 이셨습니다.직원들에게는 기본예절이 가장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하신분.
직원들을 아버지처럼,큰형처럼 챙겨주셨던분.
하고싶었던 일이 남달이 많고 따르는 직원이 많아 약속도 많고 술자리도 많았던분.
그 하고픈일 다 남겨두시고 만나던 사람들 모두 남겨두시고 홀로 어디로 먼길 떠나십니까?
화재출동은 제일먼저하시고 솔선수범하여 지휘하시고 화재진압에 임하시여 타에 모범이 되신분.
부소장님과 같이 근무하고 싶어하는 직원이 얼마나 많았는지 아시기나하셨는지요?
저도 부소장님 밑에서 꼭 근무하고 싶다는 애기 하고싶었는데.....
상체 오른쪽이 파손된 모습으로 누워계신 모습을 보며 그 고통스러운 사고 순간 무슨생각이 드셨을까? 무엇이 가장 보고팟을까?하는 맘에 손이 떨립니다.매일 화재구조구급현장에서 많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으로써 부소장님도 살려내지 못하는 우리가 진정한 소방관 입니까? 우리가 동료 맞습니까?
부소장님을 떠나보내고 마시는 소주가 맹물같습니다.
얼마나 지나야 이것을 현실로 받아드릴까요? 얼마나 지나야 부소장님과의 추억이 아련해질까요?
시골에서 농사짓는 노부모님과 시골보건진료소에서 묵묵히 근무하시는 형수님,부소장님은 닯아 그림에 재능을 보이는 원재(중2),예림이(초5)를 두고 어찌 눈을 감을수 있으신지요?
부소장님!
내일이면 먼저누워계신 허원배선배님(06년 구급출동중 중앙선침범 차량으로 교통사고로 별세) 곁(국립묘지)으로 가시겠지요.
허선배님 장례식을 자기일처럼 챙기고 직원들을 독려하시더니 허선배님 외롭지 말라고 그분따라 가시는 건지요?
화재구조구급현장에서 또 일상에서 보여주신 모습대로,배운대로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겠습니다.
성실하고 근면하고 용감한 소방관의 길을 전 죽지도 다치지도 않고 끝까지 가겠습니다.부소장님은 살려내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살아남아서우리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하는 많은 국민들을 화재로부터 사고현장으로부터 병으로부터 살려내겠습니다.
그것이 부소장님의 가르침에 조금이라도 따르는것이라 믿습니다.
부소장님!
원재가 부소장님이 이루지못한 꿈-그림-을 꼭 이루리라고 믿습니다.
노부모님, 형수님 식사 거르시지 마시고 몸 추스르세요.원재,예림이 가 있잔아요.
원재야 예림아
진심으로 또 진심으로 아빠는 너희들에게는 엄했지만 우리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으신 분이셨고 책에서 배운 위인보다도 티비에 비치는 위대한사람 보다 더 인간다운 삶을 사셨고 이타애를 실천하신 삶을 사셨단다.
하늘에서 아빠가 너희들 자라는 모습 지켜보시니까 씩씩하고 이쁘고 멋진 사람으로 커주길 바란다.
부소장님!
남겨진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켜주시고 영결식이 끝나자마자 부소장님과의 추억을 애기할 시간도 없이 근무를 서기위해 떠나는 이 불쌍한 소방관을 지켜주세요.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그리고 미안합니다...

08.11.19(일) 23:00
존경하는 선배소방관 차주문 부소장님의 영결식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