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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 공직을 떠나시는 서장님께
작성자
주항중
등록일
2012-12-05
조회수
1670
내용

 

존경하는 김기성 동해소방서장님!

이렇게 공식적인 직함으로 불러 볼 날도 며칠 남지 않았으니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소방조직을 떠나시더라도 사적으로 만날 기회야 있겠지만, 초야로 돌아간 후엔 나그네 되어 더욱 분망할 테니 기별도 힘들겠고, 야인의 적요를 즐기시는 벗님의 안일과 평화를 깨기도 어려울 테니, 적조(赤潮)가 더 깊어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선배님들의 퇴직이 남의 일 같이 여겨졌었는데, 오늘 다시 생각해 보니 저 역시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으니, 세월의 흐름이 살 같음을 알고 인생사의 가고 옴이 엄연함과 허망함을 진정으로 알 것 같습니다.


  이제 앞서거니 뒤서거니 떠납니다만, 제가 본 서장님은 다정다감하셨고 넉넉한 인품으로 살아오셨습니다. 살얼음판 같은 조직사회에서 3번이나 징계를 받는 흠결이야 있었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을 잘 참아 오셨는지 진정으로 존경스럽습니다.


  공직은 힘들고 어렵지만 긍지와 명예로 보답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님들의 노력으로 조직의 발전을 이루었고, 선배님들의 아량과 배려로 우리 후배들은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니, 이 보다 더 우애가 돈독한 직장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남아 있는 후배들도 선배님들이 물려준 좋은 풍습을 지키고 명예와 긍지를 생명으로 여기는 소방조직의 전통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죽장 하나와 은퇴 견(犬)‘다빛’과 함께 귀거래사를 읊으면서 표표히 사라지는 서장님의 멋진 뒷모습에, 뜨거운 안녕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