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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세계대전이 한창인 1918년 원인모를 전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했다. 처음 이 질병이 시작될 때는 일반적인 독감과 다를바 없었다. 하지만 6개월 후 다시 찾아왔을 때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으며 전쟁의 향방마저도 바꾸어 놓았다.
대부분의 희생자는 젊고 건강한 젊은이로 초기엔 열과 무력감을 호소하다 빠르게 진행되어 심지어는 일주일 안에 다량의 흰 거품 가래를 뿜어내다 사망하게 된다. 정확한 사망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이 질병의 사망자는 2,500만~5,000만명으로 추산되며 조선총독부 연감에 의하면 한국에서도 14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오(戊午)년 독감으로 알려졌다. 그리고는 수수께끼처럼 사라져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 갔다.
그로부터 50년 후 병리학자 홀틴은 완전히 냉동된 시신의 조직을 얻기 위해 알래스카, 노르웨이 동토(凍土)의 땅을 파헤친다. 그리고 2005년 마침내 유전자판독기법(PCR)을 이용해 1918년 매장된 후 단 한번도 해동되지 않은 시신으로부터 문제의 병원균을 찾아낸다. 이것이 바로 스페인 독감의 원인균 인플루엔자A(H1N1)이다.
뉴욕타임즈의 과학 관련 칼럼니스트 지나 콜라타는 전 세계에서 수천만명의 목숨을 빼앗고 소리없이 사라져 버린 잊혀진 전염병 스페인독감의 미스터리를 마치 탐정처럼 추적한다. 그리고 1999년 이 과정을 묶어 '독감'을 출간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가 큰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경고를 자연스럽게 암시한다.
조류독감, SARS 등 최근의 호흡기 질환에 왜 이렇게 서구의 언론들이 호들갑을 떠는지 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전 세계가 다시 독감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물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이번 경우는 스페인 독감균과 같은 인플루엔자A(H1N1)의 변종이어서 그 걱정이 최고조에 달하나 역학전문가, 의학자, 보건 정책자 등 어는 전문가도 앞으로의 향방을 예측하기 힘들다.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경우이며 1918년과도 또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인류는 단 한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질병 스스로가 조용히 물러갔을 뿐이다. 대자연 앞에 선 인간의 한계의 문제이지 무능과 불성실의 문제가 아니다. 차분히 힘을 모을 때다.(2009.9.3 강원일보 전문의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