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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는 이런일이 없어야......
작성자
안중석
등록일
2007-11-30
조회수
1603
내용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자욱한 연기로 뒤덮였다. 탈출자로 꽉 찬 비상계단에서 유독 거꾸로 올라가는 소방관이 아마추어 사진작가 카메라에 잡혔다. “왜 올라가느냐”는 물음에 소방관은 “이것은 나의 일(This is my job)" 이라는 한마디를 남긴 채 화염 속으로 사라졌다. 그 소방관의 마지막 모습이 나중에 발간 된 ‘9?11 메모리얼 포토 북’에 실렸다. 9?11사태 때 순직한 소방관은 347명이나 됐다.
지난 24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가 ‘당신은 어떤 직업을 가장 존경하느냐’며 23개 직업을 댔다. 소방관이 1위, 과학자와 교사가 2?3위였다.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2004년 유럽 18개국 시민에게 같은 질문을 한 조사에서도 소방관이 1위였다. 모두가 피하고 싶은 절체절명 상황에 홀로 맞서고 남을 위해 자기 생명까지 내던지는 소방관에게서 사람들은 이제는 희미해져버린 정의를 본다.
그제 경기도 이천시 덕평리 CJ이천 공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윤재희 소방사가 철제 빔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윤 소방사는 지휘차량 운전이 임무였지만 자진해 진화작업에 나섰다가 순직했다. 그에겐 석 달 뒤 결혼날을 잡아놓은 약혼녀가 있었다. 약혼녀가 “운전만 하지 왜 자꾸 화재현장에 들어가느냐”고 걱정하자 이 29세 청년은 “불 끄는 게 소방관인데 운전대만 잡고 있을 수 있느냐”고 했다고 한다.
미국은 10월 첫 주가 ‘전국 소방관 추모기간’이다. 대통령 부부가 소방관 유족을 초청해 위로하는 자리에 시민들이 모여든다. 유족 생계도 정부와 사회가 책임진다. 9?11 순직 소방관 유족에겐 정부가 2억8000만원을 건넸다. ‘뉴욕 소방수 재해구조기금’은 따로 9500만 달러를 모아 줬다. 매년 6월 셋째 토요일이 ‘소방관의 날’인 프랑스는 소방관이 2명 이상 숨지는 사고가 나면 대통령이 장례식에 참석해 최고 훈장 레종도뇌르를 바친다.
서울서부소방서에는 2001년 홍제동 화재사건으로 숨진 6명의 소방관을 기리는 동판 부조물이 서있다. 정부가 아니라 유족들이 돈을 모아 만든 것이다. 화재현장에서 유독가스를 쏘인 후유증으로 몇 년씩 고생하다 공상(公傷) 인정도 받지 못한 채 숨지는 소방관들도 있다. 의(義)로운 죽음에 걸맞는 값을 치러줄 줄 알아야 제대로 된 국가다. 짧은 생을 마감한 청년 소방관의 넋이 외롭게 떠돌도록 해서는 안 된다. (2007. 11. 30(금), 조선일보, 萬物相)
순직한 두 소방관이 편히 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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